3·1운동 '제주소녀 3인방' 기린다…모교서 기념비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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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제주소녀 3인방' 기린다…모교서 기념비 제막
  • 승인 2020.08.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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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제주 신성여자고등학교 신성100주년역사관 앞에서 제주의 여성 항일운동가 고(故) 강평국(1900~1933)·고수선(1898~1989)·최정숙 선생(1902~1977)의 정신을 기리는 '독립 애국지사 기념비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2020.8.18 /뉴스1© News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조국 독립과 사회 운동에 평생을 바친 제주의 여성 항일운동가 고(故) 강평국(1900~1933)·고수선(1898~1989)·최정숙 선생(1902~1977)의 정신을 기리는 기념비가 이들의 모교에 세워졌다.

 학교법인 신성학원 총동문회는 18일 오전 제주 신성여자고등학교 신성100주년역사관 앞에서 학교법인 이사장인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을 비롯한 재학생, 졸업생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립 애국지사 기념비 제막식'을 열었다.

 기념비에는 고 강평국·고수선·최정숙 선생의 주요 공적이 새겨졌고, 기념비 앞에는 '동문들의 가슴에 님들의 이름을 사랑으로 새깁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과 한라산을 모티브로 한 조형물도 설치됐다.

 고 강평국·고수선·최정숙 선생은 1909년 10월 문을 연 제주 최초의 여성교육기관인 신성여학교(신성여중·고의 전신) 1회 졸업생으로 이후 서울 경성관립여자고등보통학교(경성여고보) 사범과에 함께 진학했다.

 이들은 모두 경성여고보 재학 중이던 1919년 3·1만세운동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최정숙은 당시 79명에 이르는 소녀결사대를 이끌고 시위에 나서다 체포돼 그 해 11월까지 서대문형무소에서 약 8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고수선은 졸업 후 충남 농산공립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독립군 자금을 모금해 상해 임시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일본의 감시가 강화되자 일본으로 건너가 의학을 공부했으나 1922년 3월 귀국 직후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했다.

 강평국 역시 졸업 후 전남 진도공립보통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우리 역사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체포돼 고문을 받았다. 그는 나라를 되찾겠다는 마음으로 '년국(年國)'이라는 이름을 '평국(平國)'으로 바꾸기도 했다.

18일 오전 제주 신성여자고등학교 신성100주년역사관 앞에서 학교법인 신성학원 이사장인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이 제주의 여성 항일운동가 고(故) 강평국(1900~1933)·고수선(1898~1989)·최정숙 선생(1902~1977)의 정신을 기리는 '독립 애국지사 기념비 제막식' 축사를 하고 있다.2020.8.18/뉴스1© News1

 1925년 12월 제주에 모인 이들은 80여 명의 여성들과 함께 '제주여자청년회(초대 회장 고수선)'를 창립했다. 제주 여성의 지위 향상이 목표였다. 앞서 최정숙과 강평국은 1921년 제주 여성 문맹 퇴치를 위한 '여수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굵은 발자취를 남겼다.

 교육·의술활동에 매진했던 최정숙은 제주도교육청 초대 교육감(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교육감)과 대한결핵협회 제주지부장을 지냈고, 고수선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제주 여성 최초로 정치에 뛰어들기도 했다.

 다만 강평국은 제주 최초의 여성 유학생으로 일본 도쿄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건강 악화로 1933년 11월 3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훗날 이들은 모두 독립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고수선 선생은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최정숙 선생은 1993년 대통령 표창, 강평국 선생은 2019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훈했다.

 신성학원 이사장인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축사를 통해 "기억은 역사를 만든다"며 "신성학원에서 성장해 나갈 젊은이들이 선조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함으로써 우리 겨례를 위한 새로운 빛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희순 신성학원 총동문회장도 기념사에서 "강평국 선생의 추서 1주년을 맞아 세 분의 고귀한 정신과 뜻을 기리기 위해 기념비를 건립하게 됐다"며 "후배들이 세 분의 삶의 철학을 배워 열정적인 삶을 개척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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