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한 韓 천주교 성인 103위, 초상으로 한자리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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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한 韓 천주교 성인 103위, 초상으로 한자리서 본다
  • 승인 2020.08.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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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순교자 성월: 한국 103위 순교 성인화 특별전에 전시될 성인화 일부. 왼쪽부터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문학진 작, 명동대성당 소장), 성 정하상 바오로(박득순 작, 수원가톨릭대학교 소장), 성녀 이간난 아가타(김형주 작, 신규 제작), 성 이광렬 요한(윤여환 작, 신규 제작).(주교회의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성인'(聖人). 가톨릭에서 일정한 의식에 의해 성덕이 뛰어난 사람으로 선포한 사람을 의미하는 단어다. 전세계적으로 1만여명이 성인으로 시성됐는데, 한국에는 103위의 성인이 존재한다. 이들 모두 조선시대 당시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지키다 정부의 박해로 순교한 가톨릭 신자다.

 이들 103명은 19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성인 품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성인의 얼굴을 그린 '성인화'는 절반이 안 되는 40여위만 존재했다. 천주교주교회의는 이들을 통한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고 순교 영성을 신자들의 생활 안에 구현할 방안으로 103위 성인 개별 초상화를 제작하기로 했다.

 성인 63위의 초상화는 2017년부터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를 중심으로 제작에 들어갔다. 그리고 작업 중 재검토 등을 거치며 14위가 늘어난 총 77위 성인화를 3년 반에 걸쳐 완성하게 됐다. 이후 주교회의는 36년 만에 처음으로 103위 성인화를 한자리에 모은 전시를 열기로 했다.

 오는 9월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입구 갤러리1898에서 열리는 특별전 '피어라, 신앙의 꽃'에는 새롭게 제작된 77위 성인화에, 기존 제작된 성인화가 대여돼 전시된다. 103위 성인화는 성인들의 박해시기에 따른 순교 순서대로 전시장에 배열된다. 전시회 도록에는 성인들의 행적 요약문을 한국어와 영어로 적어 외국인과 이주민들도 성인들과 한국 천주교회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된다.

왼쪽부터 정웅모 신부, 윤여환 작가, 안병철 가톨릭 미술가협회장, 이은상 특별전 전시 준비위원.© 뉴스1 이기림 기자

 새롭게 그려진 성인화 대부분의 주인공은 사진이나 초상 등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그럼에도 성인화는 완성됐다. 이번 전시 준비위원장이자 조각가인 안병철 한가협 회장(서울시립대 교수)은 "일반 그림과 달리 성스러움이 느껴지고, 신앙심에 감동을 주는 느낌이 있어야 했다"라며 "작업에 나선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매일 묵주기도를 드리고, 다양한 고증과 자문을 거치는 등 정성을 다해 제작했다"고 말했다.

 6위의 성인화를 그린 윤여환 대전가톨릭미술가회 회장도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순교하신 성인들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많은 묵상을 다해 최선을 다한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성인화 제작과 전시 총괄기획을 맡은 정웅모 신부는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에 매몰돼 있는데, 성인화에 그려진 성인들을 통해 이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종교가 없거나 가톨릭이 아닌 분들도 선한 삶을 살았던 분, 자기중심적인 삶이 아니라 다른 것을 위해 헌신한 삶을 산 성인들을 보며 많은 것을 깨닫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전 개막행사로는 9월4일 오전 10시30분 갤러리1898에서 신규 성인화에 대한 축복 예식이 거행될 예정이며, 이어 1898광장에서 개막식이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장봉훈 주교를 비롯해 교계 내외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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