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모든 사학법인들이 전국 최초로 교육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도내 모든 사학법인들이 정관 개정을 이룸으로써 학교법인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 객관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2017년부터 도내 10개 사학 법인의 공공성과 책무성 강화를 위해 ‘사학기관 공공성 강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정책의 주요 내용은 △학교법인 임원(개방이사) 선임방법 및 절차 개선 △교원인사위원회 운영 내실화 방안 마련 △학교운영위원회 역할․기능 강화 등이다. 그동안 도교육청은 사학 법인에게 이를 반영해 정관을 개정해줄 것을 권고하고 협의해 해왔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논의한 결과, 지난 4월 삼성학원(삼성여자고등학교)이 도내 최초로 권고사항을 반영해 정관을 개정했다. 이어 다른 법인도 정관 개정에 동참했으며 지난 9월 25일, 제주여자학원(제주여자중학교 및 제주여자고등학교)을 마지막으로 도내 모든 사학법인들이 정관 개정을 완료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도내 사학이 도교육청의 권고사항을 100% 반영해 정관을 개정한 것은 전국 유일이자 최초 사례”라며 “제주교육의 미래를 위해 역사적인 결실을 만들어준 학교법인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정관 개정이 갖는 구체적인 의미와 성과는 첫째 학교법인 임원 선임 방법·절차 개선(개방이사 규정 강화)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기존 정관에서는 ‘개방이사’에 대한 구체적인 자격기준이 명시되지 않았다. 이에 종전의 학교 법인 임원이나 경영 학교 전‧현직 교직원이 개방이사로 추천되는 등 개방이사 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개방이사제도는 지난 2007년 사립학교법 개정에 따라 도입되어 법령에서는 이사 정수의 1/4에 해당하는 이사를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서 2배수 추천한 인사 중에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된 정관에서는 “개방 이사는 교육전문가 또는 지역사회 외부인사로 선임하되 학교법인 관계자는 선임할 수 없도록 한다”라고 명시되어 개방이사의 자격기준이 명확해지고 강화되었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강순문 도교육청 정책기획실장은 “정관 개정으로 학교법인 관계자나 경영학교 교직원이었던 자는 개방이사로 활동할 수 없게 됐다. 이사회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 객관성을 보장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교원인사위원회 운영 내실화 방안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사립학교의 ‘교원인사위원회’는 공립학교(자문기구)와 달리 법상 ‘교원 임용’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다. 그러나 위원장이 학교장이거나 교원인사위원이 학교장 지명 또는 당연직 교원으로 구성되는 등 비민주적인 구성사례가 일부 존재했다.
또한 정관에 ‘교원 임용’ 관련 심의사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교원인사위원회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인 ‘교감 연수 대상자 추천’이 누락되는 등 운영상 한계를 보여 왔다.
이번 정관 개정으로 ‘교원인사위원’의 과반수 이상을 전체 교직원회의에서 추천 또는 무기명투표로 선출하게 됨으로써 민주적 구성 근거가 마련됐다. 또한 ‘교원 임용 등 인사에 관한 중요사항’이 심의대상으로 규정돼 교감 연수 대상자 추천 등 교원의 임용에 관한 사항 전반을 실질적이고 공정하게 심의할 수 있게 됐다.
셋째는 학교운영위원회 역할과 기능이 강화되었다. 사립학교운영위원회의 교원위원은 학교법인 정관에 규정된 선출방식이 공립학교와 달라 교직원 전체회의에서 2배수 추천한 자를 학교장이 위촉해 왔다. 하지만 이번 정관 개정으로 교직원 전체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된 자가 학교운영위원회 교원위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위원회 구성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강화됐다.
학교운영위원회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사립학교 법인 예‧결산, 임원선임 내역 등 주요 정보도 학교운영위원회에 제공된다.
이석문 교육감은 취임 후 “도내 사학 법인들은 제주교육 발전의 중심축으로 존중하고, 공동체적 관점에서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공교육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해왔다”며 “이번 정관 개정을 마중물로 삼아 사학이 본연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다할 수 있도록 충실히 소통하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번에 정관 개정에 동참해준 모든 사학재단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