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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삶에 투영된 4‧3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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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삶에 투영된 4‧3을 보다
  • 승인 2020.10.09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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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평화재단, 10월12일~11월24일, 4‧3평화기념관 전시
생존자의 삶과 치유의 과정 통한 4·3 재조명 연속 기획
프롤로그 ‘김인근 할머니, 어디에도 없었던 당신의 이야기’
▲ 아홉식구 다 떠난 뒤 의지할 곳 없는 어머니와 김인근 할머니 자신을 표현한 조형물.
▲ 아홉식구 다 떠난 뒤 의지할 곳 없는 어머니와 김인근 할머니 자신을 표현한 조형물.

 어디에서도 말할 수 없었기에 어디에도 없었던 4‧3의 비극을 한 사람의 삶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오는 10월 12일부터 11월 24일까지 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4·3 생존자의 삶과 치유’ 프롤로그 ‘어디에도 없었던 당신의 이야기’展을 연다.

 이번 전시는 4·3을 개인의 삶이라는 미시적 관점에서 집중조명해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준비한 4·3 생존자의 삶과 치유 시리즈 첫 번째 전시다.

 첫 전시의 주인공인 김인근 할머니(85)는 4‧3 당시 아버지, 작은아버지, 언니 등 가족 5명이 사망했고 오빠와 조카 2명이 행방불명된 아픔을 갖고 있다. 또 어머니가 당시 일곱발의 총상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에 고통받다가 작고하면서 김인근 할머니의 트라우마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후 2009년 김유경 미술심리치료학 박사를 만나 본인이 겪은 4·3을 그림으로 그리고, 이야기한 내용을 기록한 ‘제주 4.3 생존자의 트라우마 그리고 미술치료’ 책을 출판한 바 있다.

▲ 김인근 작. 4·3당시 아홉 식구가 다 떠난 뒤 파도 속에서 갈 곳도 의지할 곳도 도와주는 이 없는 자신과 어머니의 처지를 조각배로 표현한 그림.
▲ 김인근 작. 4·3당시 아홉 식구가 다 떠난 뒤 파도 속에서 갈 곳도 의지할 곳도 도와주는 이 없는 자신과 어머니의 처지를 조각배로 표현한 그림.

 이번 전시에는 출판 당시 공개하지 않았던 그림과 그 이후에 작업한 그림 29점, 편지 10장의 원본을 공개한다. 더불어 전시를 위해 추가로 작업한 어머니와 소녀상 3점을 소개한다. 4‧3 이후 오랫동안 4‧3을 언급할 수 없었던 시절 내내 말하고 싶었던 사연과 감정이 오롯이 남아있는 기록들이다.

 이밖에도 4·3트라우마센터를 소개하는 ‘트라우마센터의 방’ 그리고 4·3을 겪으신 분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참여형 전시 ‘편지의 방’이 구성되어 있다. 편지의 방에 남겨진 편지들은 감수를 통해 도록에 실릴 예정이다.

 전시 개막식은 10월 13일 오전 11시에 열리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한된 주요 내빈들만 참석할 예정이다. 4‧3평화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4‧3평화기념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홈페이지에서 전시 VR관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 김인근 작. 4·3당시 어머니가 총상 입고 치료하고 있을 때 주민들이 몰래 갖다준 음식과 쪽지.
▲ 김인근 작. 4·3당시 어머니가 총상 입고 치료하고 있을 때 주민들이 몰래 갖다준 음식과 쪽지.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연속기획은 4·3생존자 개인의 삶과 치유의 과정을 통해 4·3을 재조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김인근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4·3의 상처를 공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4·3 생존자의 삶과 치유’ 프롤로그殿 ‘어디에도 없었던 당신의 이야기’는 10월 12일~ 11월 24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마지막 입장시간 오후 4시30분)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 시에는 마스크 착용은 물론 발열체크(37.5도 이상시 입장불가), 개인정보동의서 작성(신분증 지참), 관람객간 2m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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