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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시선으로 제주4‧3을 표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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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시선으로 제주4‧3을 표현하다
  • 승인 2020.11.0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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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평화재단, 제21회 전국청소년4‧3문예공모 입상자 발표
▲ 강요배 작. '버트 하디의 사진에 대한 경의'
▲ 강요배 작. '버트 하디의 사진에 대한 경의'

 숨비소리-4.3 수장학살 피해자들을 기리며

                                                    탐라중학교 이 나 희

 이젠 나와요

 오래 있었잖아요

 끝이 없는 그 바다에

 그 찬 바다에

 그 퍼런 바다에

 

 그만 나와요

 오래 있었잖아요

 막막하게

 적막하게

 숨막히게

 

 얼른 나와요

 삼키려고 해도 삼킬 수 없던

 뱉어내려 해도 뱉어낼 수 없던

 그 새카만 바다에

 오래 있었잖아요

 

 그러니 어여 나와요

 올라와선 눈을 뜨고 숨을 뱉어요

 호-오-이 호-오-이

 천-천히

 

 아무도 모르던 그때의 그늘을

 나조차 모르던 검은 진실을

 말하지 않았던 붉은 그날을

 말할 수 없었던 시퍼런 나날을

 다,

 다,

 뱉어내요

 

 천-천히

 천-천

 히

 

 호-오이

 호-오

 이

 - 중등부 詩 ‘대상’ 수상작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11월 3일, ‘제21회 전국청소년4‧3문예공모‘ 입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모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후원으로 지난 3월 11일부터 9월 29일까지 시·산문·만화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국내 중·고등학교(대안학교, 학교밖 청소년 포함) 217곳에서 699명이 참여해 모두 1,167편이 응모됐으며, 각 부문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62편을 입상작으로 선정했다.

 부문별 대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시 △이나희(탐라중3) ‘숨비소리’ △강선영(제주외고2) ‘고해성사’

 ▲산문 △고주연(제주여중2) ‘500원’ △정재민(경기 동화고2) ‘뺨때리기’

 ▲만화 △김승희(한국국제학교6) ‘숨바꼭질’ △윤서빈(제주여고2) ‘감(感)’

 심사위원단은 시 부문 심사의 경우 응모편수가 지난해 비해 증가해 4‧3에 대한 사전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고 4‧3이 청소년에게 세대전승이 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산문 부문에서는 어려운 4‧3의 소재를 탄탄한 구성으로 이끌고 참신한 시각으로 접근한 작품이 많았다고 평가했으며 만화 부문에서는 광범위한 공감대를 얻어 전환점에 다다른 4‧3의 이야기에 걸맞는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고 밝혔다.

 대상(도지사상)에는 부상 50만원(중등)과 100만원(고등), 최우수상(교육감상)에는 부상 30만원(중등)과 50만원(고등)이 주어지며, 우수상 및 장려상에도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상과 상금이 제공된다.

 입상작의 자세한 사항은 제주4‧3평화재단 홈페이지 ‘알림마당-공지사항’에서 확인가능하며 4‧3평화재단은 수상작품을 모은 작품집을 발간해 전국 도서관 및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다.

 한편 전국청소년4‧3문예공모는 올해 21회째를 맞고 있으며 제주4‧3평화재단이 주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후원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사실상 학생들의 등교가 불가한 상황을 고려해 공모 기간을 연장했다.

 공모는 지난해 333명이 535편을 응모한 결과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참여학교도 지난해 53곳에서 올해 213곳으로 4배 이상 늘어 앞으로도 4‧3의 전국화와 세대 전승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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