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종 칼럼] 환경운동과 소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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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 환경운동과 소녀의 힘
  • 승인 2019.12.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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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 지난 9월 유엔총회 기후변화행동 정상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생태계가 죽어가고 있다. 당장 행동하라”고 일갈했던 스웨덴의 16세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또 한 번 세계인의 주목을 끌었다. 이번엔 국제회의 무대가 아니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표지에 ‘올해의 인물’로 올랐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도 ‘2019년 가장 힘 있는 100대 여성 중 1명’으로 툰베리를 선정했다.

 툰베리의 등장은 칭찬 대상도 되지만 비판도 받고 있다. 특히 환경문제에 보수적인 정치 지도자들은 그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모양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친구와 좋은 옛날 영화나 보러 가라”고 꼬집었다. 트럼프도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 후보로 올랐으나 툰베리에 밀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툰베리에게 냉소적이다. 그는 "명랑하고 진중한 소녀이지만 세계가 복잡하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평가하고 툰베리의 환경 운동에 대해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활용하는 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도 "언론이 이런 꼬맹이에게 얼마나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지 놀라울 따름"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툰베리가 최근 국제회의에서 아마존 정책을 비난했기 때문이다.

 툰베리는 지난해 모국인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방지를 호소하는 금요일 1인 시위를 시작해서 이 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게 함으로써 일약 세계적 환경운동가로 부상했다. 그러나 툰베리의 행동을 놓고 스웨덴 국내에서도 일부 비판이 나왔다. 어른들이 어린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생각과 비슷한 이유에서다.

 이런 논쟁이 있지만 툰베리의 행동이 세계 젊은이들에게 환경운동에 대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이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레타 툰베리의 유엔 연설 이전에 12세 캐나다 소녀 세번 스즈키의 유엔연설이 있었다. 1992년 기후변화 문제를 본격 토의하기 시작한 리우데자네이루 지구정상회의(Earth Summit)에서 스즈키는 수천 명의 각국 대표들을 향해 생태계를 살리라고 호소했다.

 “여러분 어른들은 지금 멸종한 동물을 되살릴 방법을 모릅니다. 한때 나무가 무성했던 사막에서 그 숲을 소생시킬 방법을 모릅니다. 고칠 줄을 모르면 파괴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어른들은 말합니다. 남과 싸우지 말라. 헝클어진 것을 잘 정리해라. 다른 동물을 해치지 말라. 탐욕하지 말라. 그런데 왜 어른들은 밖에 나가서는 우리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합니까. 우리에게 사랑한다고 말로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십시오.

 스즈키 소녀의 6분 연설에 리우에 모인 100여명의 정상들은 숙연해졌고 우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의 연설 비디오를 보면 스즈키의 절박한 호소는 감동적이다.

 기후변화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뜨겁게 밀려오는 위기다. 그 위기에서 살아갈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정서를 가질 수밖에 없고 큰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또한 젊은 여성들은 생명보호의 본성이 강할 것이므로 기후변화 등 환경에 더욱 민감할 것이다. 기후변화뿐 아니라 미세먼지나 쓰레기처리 등 각종 환경 문제에서 여성의 목소리는 자연스레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환경정책 결정에 청소년과 여성의 활발한 참여는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뉴스1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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