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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서귀포문학상'에 강중훈 시인의 ‘퍼즐 맞추기- 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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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서귀포문학상'에 강중훈 시인의 ‘퍼즐 맞추기- 우체통’
  • 승인 2021.06.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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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즐 맞추기 - 우체통

                                                      강중훈

 모년 모월 모일 모시 모처에서 그녀가 나를 찾는다는 소식이 왔을 때는 그 일이 있고난 한참 뒤의 일이었습니다

 이빨 빠진 돌담장사이로

 그녀의 소식은 언제든 새어나가 배달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그 연유를 바람 탓이거나

 반 박자 놓친 그리움 혹은

 빼곡히 총탄 박힌 옥수수 열매가

 반나절 넘게 담장에 갇힌 체 숨죽인

 늦가을 햇살 탓이라고 했습니다

 총을 겨눈 자와 총 맞아 죽은 자와 그 건너 상처 입은 까투리마저 목숨 걸어 사랑하고 있다는 무성한 소문들만 오늘도 울타리 건너 제주섬 성산포 우체통에 대롱대롱 매달려 징징대고 있습니다

 서귀포문인협회(회장 안정업) 서귀포문학상심사위원회(위원장 한기팔)는 제11회 서귀포문학상 수상자로 강중훈 시인의 ‘퍼즐 맞추기(부제 우체통)’를 선정했다.

 지난 6월 19일 열린 서귀포문학상심사위원회는 2021년 상반기 ‘서귀포문학’지에 발표된 수필 9편, 동화 2편, 시·시조 76편 등 총 87편의 회원 작품 중에서 시부문 △강중훈의 ‘퍼즐 맞추기- 우체통’외 1편, 수필부문 △정영자의 ‘안개꽃’등 2편을 본선에 올려 논의한 끝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강중훈 시인의 시 ‘퍼즐 맞추기- 우체통’을 서귀포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한편, 수상 작품에 대해서는 오는 9월 4일 서귀포문학제 행사 시 시상하게 된다.

 ◆ ‘2021년 서귀포문학상’ 심사평

 올해 서귀포문학상에 응모된 작품은 수필 9편, 동화 2편, 시·시조 76편 등 총 87편이었다. 그중 심사위원들이 최종심에서 논의한 작품은 정영자의 “안개꽃”과 강중훈의 ‘퍼즐 맞추기’ 외 1편이었다.

 정영자의 ‘안개꽃’은 제목처럼 잔잔하고 아름다운 에피소드가 전개되고 있다. 그것은 분명 이 작품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장점은 동시에 단점을 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안정적이고 깔끔한 필력과 따뜻한 서정성에도 불구하고 플롯이 평이하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제 역시 독자의 이목을 끌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강중훈의 ‘퍼즐 맞추기’ 외 1편은 시상이 잘 형상화된 작품들이다. 도드라진 표현이나 반전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무리 없이 무난하게 완성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제목이 왜 ‘퍼즐 맞추기’인지 그 근거가 될 요소를 작품 내에서 찾기 어렵다는 게 이 작품의 작은 약점이다.

 심사위원들은 논의 결과, 강중훈의 ‘퍼즐 맞추기-우체통’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공통된 의견을 이끌어냈다. 최종심에 오른 두 분 모두에게 축하를 전한다.

 -심사위원: 한기팔(시인/ 위원장), 강순복(동화작가),김상호 (수필가), 김지연(시인)

▲ 강중훈 시인.
▲ 강중훈 시인.

 ◆ 강중훈 시인

  1941년생, 제주성산포에서 성장

  1993년 '한겨레문학'으로 등단

  계간문예 '다층' 편집인

 한국문인협회제주특별자치도지회장, 서귀포문인협회장, 국제PEN한국본부제주지역회장 역임

 수상 : 제주특별자치도문화상, 제주문학상, 제주특별자치도예술인상, 한국시비평문학상, 한국농민문학상,

 시집 : '오조리,오조리,땀꽃마을 오조리야', '가장 눈부시고도 아름다운 자유의지의 실천', '작디작은 섬에서의 몽상', '날아다니는 연어를 위한 단상' '털두꺼비하늘소의 꿈' '바람, 꽃이 되다만 땀의 영혼', '동굴에서 만난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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