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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젠 여기 있고 넌 우리랑 하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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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젠 여기 있고 넌 우리랑 하나야”
  • 승인 2021.08.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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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옥태 서귀포시 아동보호팀장
▲ 이옥태 서귀포시 아동보호팀장

 영화 인스턴트 패밀리(Instant Family) 에 나오는 대사 중 하나입니다. 가정위탁, 더 나아가 입양한 가족의 이야기는 드라마, 영화에서 간혹 접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하지만 이런 소재를 가진 대부분의 이야기가 판타지입니다. 그 판타지는 ‘만났어야만 할 사람이 만나서 어렵지 않게 가족을 이루고 다행스럽게도 결국은 해피엔딩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위탁가정의 현실이 그렇지만은 않듯, 최근 정인이 사건을 차치하더라도 가정위탁(입양)가정의 현실은 영화의 제목처럼 임시로 만들어진 이 가정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보여줍니다.

 시종일관 밝고 유쾌하지만 녹록하지 않은 현실적인 위탁가정(입양)의 이야기들이 준수하게 담긴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숀 앤더스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하니 그만큼 해피엔딩 너머의 묵직한 현실이 그려지죠.

 주인공 피트와 엘리 부부는 아이를 가지려는 생각이 없었고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에서 위탁(입양)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위탁아동들을 보게 됩니다. 처음엔 보호아동을 받는 건 특별한 사람이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그들이었지만 위탁보호를 받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과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에 그들은 위탁(입양)센터에서 진행하는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위탁가정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8주간의 교육을 마친 후 위탁부모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교육을 마친 후 피트와 엘리는 위탁센터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마음에 드는 아이를 새 식구로 맞이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당초 계획과는 달리 대부분의 가정에서 입양하기를 꺼리는 십 대 아이 세 명을 입양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선한 의지를 가지고 아이들을 위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으나 사춘기 소녀인 리지와 말 안듣는 아이 둘! 생판 남인 그들을 갑자기 키우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이 영화는 앞서 언급했듯이 foster family에 대한 숀 앤더스 감독의 실화를 다룬 영화입니다

 foster care는, 고아원에서 실제 입양을 하는 또는 실제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아이들이 다시 돌아가기까지, 잠시 아이들을 위탁하여 돌보는 것을 말하는데요. 일시위탁가정인 것이죠.

 시작은 인스턴트 식품처럼 후다닥 만들어졌습니다.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서로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굴곡도 아픔도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그들은 법적으로 가족이 됩니다. 제대로 준비되어서 만들어지는 가족은 이 세상에는 없습니다. 어떤 부모를 만날지 어떤 자녀를 만날지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때론 싸우지만, 미워하지만, 울고 소리치기도 하지만 안아주고 같이 울어주고, 웃어주고 서로 보듬어준다면 진정한 가족이 됩니다.

 피트와 엘리가 큰 딸이 된 리지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을 건넵니다. “이젠 여기 있고 넌 우리랑 하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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