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성산 제2공항은 적자공항...“지역경제 발목잡는 돈 먹는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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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성산 제2공항은 적자공항...“지역경제 발목잡는 돈 먹는 하마”
  • 승인 2020.03.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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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안공항과 양양공항 등 지방 적자공항의 사례를 답습하는 국토부와 제주도정

▲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전라남북도는 군산, 광주, 여수, 무안 등 차로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거리에 공항이 4개나 있다. 4개 공항 모두 현재 적자 운영 중이다. 무안국제공항은 개항 이후 13년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개통한 무안광주고속도로는 6000억원의 세금이 들어갔다. 국비 1조 1000억원을 투입해 KTX 호남선을 16.6㎞ 구부려 무안공항을 경유하도록 한 공적 투자도 이루어졌지만 허사였다. 한국공항공사에 의하면 무안국제공항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영업적자가 각각 139억원과 137억원으로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에서 가장 큰 적자를 냈다.

 그나마 광주공항이 오는 2021년 무안공항으로 통폐합하기로 해서 광주공항의 국내선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 적자폭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맞는 듯 했으나 최근 일본불매운동과 국내 항공사들의 취항 철수로 인해 벽에 부딪혔다. 현재 무안공항에서 운항 중인 국내선은 아시아나 항공의 제주노선 왕복 1회가 유일하다. 그러나 내년 광주공항의 국내선 평균 연간 이용객 200만명 내외를 흡수한다 하더라도 암초는 또 있다. 국토교통부가 무안공항과 차로 한 시간 거리인 전북 새만금에 8000억원을 들여 새로운 국제공항을 또 짓기로 했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적자공항 순위 중 무안공항과 여수공항(135억 2200만원 적자)에 이어 양양공항은 131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개항 당시 엉터리 수요 예측으로 여객 수요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양양공항은 18년 동안 매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차로 한 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붙어 있어 있는 공항이 또 있다. 울산공항과 포항공항은 44km거리에 있다. 2018년 기준 울산공항은 118억원, 포항공항은 117억원 적자였다. 2016년 포항공항은 활주로 연장 등의 공사비로 1296억원을 들였지만 2015년 서울~포항 간 KTX가 정식 개통하면서 항공 여객이 줄어들었고 KTX와 비교해 가격경쟁력도 떨어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여수공항 역시 KTX가 개통되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청주, 대구공항과 80여 km거리에 있고 포항공항과 107km거리에 있는 예천공항은 지난 2004년 일찌감치 공항이 폐쇄됐다. ‘하루 이용객이 50명에 불과할 것’(한국교통연구원)이란 전문기관의 의견을 무시한 채 11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던 울진공항은 공정률 85%에서 공사를 중단하고 지금은 비행교육장으로 쓰이고 있다.

 지역개발과 정치논리에 휘둘려 ‘정치공항’으로 불리고 수요 예측도 부풀려, 변동 요인이 큰 항공업과 관광업의 특성 고려하지 못한 결과

 무안공항은 1999년 사업계획 당시 국토교통부는 연간 992만명에 이를 거라는 공항 이용객 수요 예측을 내놨지만 개항 이후 13년 동안 단 한번도 100만명을 넘지 못했고 작년 기준 겨우 89만명에 도달했다. 그 이전 10년까지는 50만명 선도 유지하지 못했었다. 예측치의 5% 수준에도 못 미쳤다. 영동권 허브공항을 목표로 2002년 개항한 양양공항은 1999년 수요 예측 당시 연간 272만명의 여객수요를 장담했으나 2018년 공항이용객은 3만 7천여 명에 불과했다. 예측치의 2% 수준도 안 된다.

 국토부는 성산 제2공항 공항이용객 수요를 2015년 사전타당성 용역에서는 2045년 기준 4560만명으로 예측했고, 2016년 기획재정부는 예비타당성 평가에서 4042만명으로 수정했다. 무려 500만명의 수요가 1년 사이에 확 줄었다. 한술 더 떠 국토부는 2019년 기본계획에서 다시 3890만명으로 수정, 애초 예측치에서 670만명을 감소시켰다. 이 예측치 역시 GDP와 인구증가율, 가계소득 등 관광의 내적 요인만 계산했고 산술적으로 과다하게 부풀려졌다. 제주의 환경수용력과 외부의 변화무쌍한 환경 요인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 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 용량이 어느 만큼인지도 계산이 안 된 상태이고 항공업과 관광업의 특성상 어떤 돌발사건으로 인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사스와 메르스, 코로나로 이어지는 전염병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앞으로 북한의 대외개방 여건에 따라 관광업 판도는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수요예측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적자 공항은 지역 표심을 얻으려는 정치권의 공약남발과 건설경기 부양을 우선으로 하는 정부의 불합리한 재정 운용이 빚은 합작품이다. 성산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의 비용 편익 평가 B/C는 무려 10.58이었으나 예비타당성 평가에서는 1.23으로 떨어졌다. 애초 10배 이상 부풀려진 평가였다. 이 용역은 국토부 항공부서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공항 설계 건설회사와 항공업계 관련 대학이 진행했다. 이러한 건설경기 부양 공약남발 사업에 제주도지사 선거에 당선된 정치인이 가세한 것이다.

 공항이나 항만, 도로 등 주요 사회적인프라시설의 비용은 전액 국비로 부담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에 대한 책임을 질 일이 없고 건설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투기로 인한 일시적인 경기 상승은 호재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임기가 끝난 이후에는 자치단체장이나 정치인에게 사후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력이 개입하면 경제성이 낮게 나오더라도 데이터베이스(DB)를 변경하고 평가방식을 바꿔 경제성이 있는 사업으로 변신시킨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3년 17·18대 국회를 분석한 결과 대규모 SOC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울수록 재선 확률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지원액이 많을수록 재선 확률은 더 높았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에 대규모 사업 공약이 남발되는 이유다.

 제2공항 애물단지 적자공항 될 가능성 매우 높아, 성산 보조공항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어

 제주공항은 2015년 919억원, 2016년 1094억원, 2017년 981억원, 2018년에는 8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제주공항에서 지난 2018년 한 해만 임대수익과 여객이용료, 주차장 수익을 합쳐 18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단기 인프라 확충사업에 2400억원을 투입해 공항 시설을 확충했다고 하지만 여객편의 시설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았고 시간당 운항횟수인 슬롯은 4년째 35회에 머물러 있다. 제2여객터미널을 본격적으로 확장 건설해야 하지만 아직도 JDC면세점은 2층 출국장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고 핵심적인 관제장비 시스템 개선과 관제인력 충원은 요원하기만 하다. 제2공항 건설을 염두에 두고 있어 획기적 개선에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성산 제2공항을 주공항으로 설정 국제선과 국내선 모두 운용한다는 국토부의 기본계획은 최종 본안이 발표되는 몇 달 사이에 국내선 50%만 가져간다는 계획으로 바뀌었다. 국제선을 운용할 항공사들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기본계획의 ‘이해당사자 현안 만족도 평가’를 보면 기존 공항 인근의 지역주민 및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항공사까지도 제2공항을 주공항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반대했다. 국내선 50%를 성산으로 가져간다는 계획도 제대로 실행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공항 이용의 선택은 결국 관광객들의 기호와 선택에 따라 시장이 결정할 문제지 국토부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항공사의 취항과 항공편의 증설여부는 결국 공항이용객의 선호를 따라가지 국토부의 계획을 따라가지 않는다.

 국토부가 계획한 대로 국내선 50%를 강제로 성산으로 이전시킨다 하더라도 국내 관광객들이 성산으로 입출입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공항이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숙박업소 등 기본적인 인프라 시설은 시장수요가 충분해야만 들어선다. 그러나 주요 관공서와 금융, 관광지, 호텔 등 대형 숙박업소들이 당장 성산으로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쉽게 이전하려고도 안한다. 국내 관광객들이 성산 제2공항을 이용하지 않아 항공 여객수요가 증가하지 않을 경우 수익성을 고려해 항공사들이 다시 제주공항으로 취항하려고 요청하면 국토부는 거부하기 힘들다. 이윤을 목표로 하는 사기업에 적자를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성산 제2공항에 항공사들을 취항시키기 위해 세금감면 및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유인책을 쓸 수밖에 없다. 이미 그동안 세금감면 등의 인센티브 정책은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그나마 가장 수익이 높은 노선에서 강제적으로 분할해 성산으로 이전시키려면 강력한 인센티브를 보장해야만 할 것이다. 지자체 역시 인센티브와 손실보전금 등의 형식으로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작년 국정감사 기간에 각 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항공사에 지급한 손실보전금은 대구 25억4천700만원, 경북 47억원 등 총 72억4천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손실보전금을 지급하는 전국 8개 광역자치단체 중에는 강원도가 양양공항 유지를 위해 쓴 세금이 121억2천1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과 대구, 전남(19억7천200만원), 전북(15억8천100만원), 울산(12억3천500만원), 경남(3억원), 제주(2억7천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2014년부터 대구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항공사 국제선 1년 운항 결산 결손에 따라 일부를 보전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그러나 대구와 경북이 72억원의 세금을 들여 항공사에 손실보전금을 줬지만 일본불매운동 확산으로 일본 여행객이 줄자 항공사들은 대구발 국제선 7개 노선을 중단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가장 수익률이 높은 노선인 제주에서도 제주도정이 항공사에 손실보전금을 주기 시작했다.

 특정한 여행지가 선호되는 특정한 이유가 있듯이 공항이 복수로 존재할 경우 공항 역시 특정한 이유로 선호된다. 차로 한 시간 거리 내에 있는 주공항을 두고 보조공항을 이용할 이유는 그리 많지 않다. 주공항 주변에 이미 오랜 기간 자리 잡은 각종 편의시설과 여행지에 필수코스인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후쿠오카현은 일본여행의 성수기에 후쿠오카 공항의 보조공항으로서 기타큐슈공항을 선택해 집중 투자했다. 해안을 매립해 24시간 운용 가능한 국제공항으로 변신시켰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기타큐슈의 항공여객수요가 좀처럼 늘지 않는데다 일본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아 여객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최근 후쿠오카현은 기타큐슈 보조공항을 더 키우기보다 후쿠오카 공항을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적자공항 뻔한 성산 보조공항에 도민 혈세 낭비 할 수 없어, 처음부터 다시 바로 잡아야

 단기적으로 제2공항에 대한 중복투자는 제주공항에 대한 시설투자를 중단시킬 것이며 이중 투자로 인해 제2공항뿐만 아니라 제주공항 마저도 적자공항으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멀쩡하게 잘 운용되는 공항을 반쪽으로 갈라 놨으니 관광객 감소로 인해 제주공항 주변의 신제주와 원도심의 경제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새로 이전한 성산 보조공항도 개항 초기 이용시설 조차 별로 없는 텅 빈 성산에 관광객이 성시를 이룰리 만무하다. 결국 개항 초기 투자비용의 채무에 이어 초기 운용 관리도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토부가 성산 보조공항에 제주도의 운영권 일부 참여를 검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적자가 뻔한 공항인데 지자체가 투자해주면 공항공사는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허나 투자한 제주도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이익은 고사하고 투자 원금 회수도 어려울 수 있다. 2045년 제주도 전체 항공수요가 3890만명인데 성산보조공항에 몇 명이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미 3500만명 정도가 제주공항에서 처리가 가능하고 공항 이용 선호도도 당연히 높은데 과연 성산 공항을 몇 명이 이용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성산 보조공항을 몇 명이 이용할거라는 통계는 말 그대로 예측치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미 3500만명 정도가 제주공항에서 수용이 가능한데 3~400만명의 수요처리를 위해서 관광객 전용 보조공항을 하나 더 지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것도 지역주민을 고향에서 내쫓고 농지를 파괴하고 희귀한 환경과 철새도래지를 다 없애면서 말이다.

 성산에 보조공항이 생기면 국토부와 제주도정이 얼마만큼의 세금을 더 쏟아 부어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허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인구 70만명에다 차로 한 시간 거리에 불과한 좁디좁은 섬에 두 개의 국제공항을 건설한 사례는 없다. 5조원을 들이는 국책사업이 사기에 가까운 엉터리 용역으로 사전타당성을 통과해 지금까지 진행된다는 게 서글픈 대한민국의 냉정한 현실이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성산 보조공항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두고두고 떨어뜨리는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공항이다. 처음부터 다시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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