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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의 기록, 인류의 자산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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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의 기록, 인류의 자산으로 남긴다
  • 승인 2023.02.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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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 공식 출범
오영훈 지사, “4·3기록·역사, 전 세계가 인정하는 과거사 해결의 모범사례”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4·3의 세계화를 위한 첫 걸음으로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나선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월 20일 오후 2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이하 등재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오영훈 지사, 김광수 교육감, 고희범 4·3평화재단 이사장, 김창범 4·3유족회장, 현기영 작가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등재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오영훈 지사, 김경학 도의회 의장, 김광수 교육감, 현기영 작가, 댄 스미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장, 문혜형 유족, 박주영 제주대 총학생회장과 고(故) 진아영 할머니(명예공동위원장) 등 8명이 선출됐다.

 이날 출범식은 고(故) 진아영 할머니 생전 영상 상영, 허영선 시인의 ‘무명천 할머니’ 시 낭송, 문혜형 유족 4·3기록물 관련 유족 사연 낭독, 공동 선언문 낭독, 등재추진위 출범 세리모니 순으로 진행됐다.

 고(故) 진아영 할머니 영상과 시 낭송,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유족의 사연을 접한 참석자들은 4·3의 아픔을 함께 하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등재추진위원회는 고(故) 진아영 할머니의 생전 영상과 문혜형 유족의 아버지인 고(故) 문순현 희생자가 대구형무소에서 보낸 엽서 3장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이어 오영훈 지사, 김광수 교육감, 김창범 4·3유족회장, 현기영 작가, 박주영 제주대 총학생회장은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아 공동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날 오영훈 지사는 “우리의 당당한 역사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올려 세계가 인정하는 과거사 해결의 모범사례이자 어떤 비극이 있더라도 평화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세계적인 상징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4·3의 기록과 역사를 온 세계에 알려 4·3이 세계사에서 당당히 빛을 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4·3기록물은 냉전과 분단 정세 속에 국가폭력으로 인한 집단 희생의 아픔을 딛고 ‘진실·화해·상생’을 이뤄낸 역사의 기억이자 기록으로, 과거사 해결 사례의 선도적인 기록물로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은 공공기관 생산기록, 군·사법기관 재판기록, 미국 생산기록 등 4·3 당시 기록과 4·3희생자 심의·결정 기록, 도의회 조사기록, 피해자 증언, 진상규명운동 기록, 화해·상생 기록 등 4·3 이후 기록을 포함해 모두 3만 여건이다.

 등재추진위원회는 4·3기록물 등재 당위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 4·3기록물 가치 확산 등 등재 추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 제주4·3 희생자 1만4,660명 중 생존 희생자는 116명에 불과하다.

 이에 제주도는 생존 희생자들이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 국민의 전폭적인 관심과 응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온라인 응원 캠페인(4·3종합정보시스템 https://peace43.jeju.go.kr 접속→메인화면 ‘참여하기’ 버튼 클릭→이름 작성 및 광역시도 선택→응원 메시지 작성→응원등록 버튼 클릭)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4·3희생자유족회는 “4·3기록물이 올해 문화재청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돼 유네스코 등재 발판이 마련됨으로써 살아계신 희생자와 고령의 유족들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원 공동선언문' 전문이다.

 

 ▶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원 공동선언문

■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오영훈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주 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제주 4·3은 지난 70여 년간

제주도민과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마음을 모아 이뤄낸

‘대한민국의 역사’이자 ‘인류의 자산’입니다.

제주가 겪었던 국가폭력으로 인한 집단 희생의 참혹한 비극이

세계 어느 곳에서도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그 아픔을 기록하고, 보전해야 합니다.

반목과 갈등을 화해와 상생으로 극복하고,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

더 나아가 실질적인 국가 보상까지 이뤄낸

제주의 모든 기록을 세계와 공유하겠습니다.

어떤 비극이 있더라도 평화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세계적 상징으로 만들겠습니다.

유네스코 등재 신청을 위해

지난 6년간 모은 4·3 기록물은 모두 3만여 건입니다.

제주도민과 유족, 시민사회, 정부가 함께 나서서

이룬 역사적 순간들이 기록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세계사 속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위대하고, 숭고한 여정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인 4·3의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올려

세계가 인정하는 과거사 해결의 모범사례로 거듭나겠습니다.

4·3의 기록과 역사를 온 세계에 알려,

4·3이 세계사 속에서 당당히 빛을 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모두 함께 해주십시오.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김광수

 

제주 4·3의 정신과 가치를 미래세대에 전승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3 기록물은 너무도 아프고 힘들었던 역사와

이를 극복하며 진실을 밝혀왔던 소중한 발자국입니다.

위대한 4·3 기록이 당당한 대한민국의 역사가 되고,

세계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제주는 4·3을 통해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배우고, 그 정신과 가치를 항구적으로 이어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에서

4·3의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소중한 가치가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역사를 올바르게 교육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임입니다.

앞으로 4·3기록물의 교육적 가치를 더 확고히 하고,

후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김창범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4·3 가치가

어떤 위기나 위협에도 훼손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세계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확산시켜

평화·인권의 모델로 인정받겠습니다.

제주4·3은 냉전 시대 발생했던

저항과 수난의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4·3 당시 무원고립된 작은 섬 제주에서는

10분의 1의 제주인이 희생되었습니다.

75년이 지난 지금도 4·3 흔들기가 지속되면서

유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4·3 당시 가족을 잃고 생사를 넘나드는

참혹한 현장의 비극을 속으로 삼키며

목놓아 울지도 못했던

지난 70여 년을 살아오신 생존 희생자는 이제 116명 뿐입니다.

다시는 이 땅에 반목과 갈등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화해와 상생의 당당한 역사로서 세계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모든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 평화와 상생의 상징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온 국민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작가 현기영

 

국가폭력에 의한 깊은 상처가

화해와 상생이라는 인권적 가치로 치유되는 4·3의 과정은

세계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든 평화적 기록입니다.

폭력과 억압 속에 침묵과 외면을 강요받으면서도,

금기를 깨고 사건의 진실을 알리고자 했던

처절한 노력과 정성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기록들입니다.

귀중한 4·3 기록물이 세계평화를 이끌

협력의 지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더 이상 4·3은 절망의 상징이 아닙니다.

평화의 인권, 화해와 상생 그리고 희망찬 미래를 여는 빛입니다.

비극적 사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류가 그 사건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우리 인류가

4·3의 가치와 정신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지켜낼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손을 맞잡겠습니다.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박주영

4·3은 참혹했지만, 위대한 우리의 역사입니다.

4·3을 겪었던 세대가

4·3을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가치로 승화시켰다면,

그들의 후손인 우리는

4·3이 세계적 과거사 해결의 모범으로 인정받을 때까지

기억하고, 공유하겠습니다.

밝고 희망이 넘치는 4·3의 미래는

이제 우리 세대의 몫입니다.

4·3 후손으로서 계승과 발전의 소명을 다하겠습니다.

4·3 역사의 진실을 제대로 알리고,

평화와 상생의 기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협력하겠습니다.

제주를 세계평화와 인권의 섬으로 세계에 각인시키며,

제주에서 일어난 비극이 세계 어느 곳에서든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연대하겠습니다.

4·3 평화의 동백꽃을 우리 손으로 활짝 피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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