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일반재판 불법성 인정될까…생존수형인 2차 재심 절차
상태바
제주4·3 일반재판 불법성 인정될까…생존수형인 2차 재심 절차
  • 승인 2020.06.15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15일 오전 201호 법정에서 제주4·3희생자 10명의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첫 심리재판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재판에 참석한 생존수형인 김묘생(92), 김영숙(90), 김정추(89), 변연옥(91), 송순희 할머니(95).2020.6.15 /뉴스1©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6월 15일, 제주4·3 생존수형인과 행방불명인 등 희생자 10명에 대한 재심 청구 절차가 시작됐다.

 특히 이날 일반재판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생존수형인과 군사재판으로 형무소에 끌려간 뒤 사라진 행방불명인도 포함돼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15일 오전 201호 법정에서 제주4·3희생자 10명의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첫 심리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군사재판으로 옥고를 치른 생존수형인 7명에 대한 절차를 함께 진행하고 나머지 재심 청구 대상자 3명에 대한 심문은 각각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2차 군사재판 생존수형인 재심 청구 건의 경우 앞서 지난해 1월 법원이 4·3수형인 18명에 대한 공소를 기각함으로써 군사재판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이들의 무죄를 선언한 만큼 큰 쟁점은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재판부는 청구인들이 고령이란 사실을 고려해 법정에서 진술을 듣는 대신 육성 증언을 녹화한 증거를 받기로 결정했다. 이에 김묘생(92), 김영숙(90), 김정추(89), 변연옥(91), 송순희 할머니(95)와 장병식 할아버지(90), 지난 4월 일본 도쿄에서 별세한 고(故) 송석진 할아버지(93)에 대한 재판은 8월로 넘겨졌다.

 반면 일반재판으로 관련 생존자로서는 처음으로 4·3 재심을 청구한 김두황 할아버지(92)에 대해서는 불법 구금 및 고문, 이에 따른 재판 절차에 대한 합법성 등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김 할아버지는 1948년 경찰에게 끌려간 뒤 고문과 협박을 받았으며 약 보름 만에 진행된 재판에서는 변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아 목포형무소에 수감됐다.

 김 할아버지 사건의 경우 유죄 확정 판결문이 존재하는 사건이지만 재판에 대한 무효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변호를 맡은 임재성 변호인은 "일반재판에 대한 재심 자체는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지만 4·3 당시 민간인을 불법 구금, 고문하고 재판에 넘겨 인권을 침해한 특수성이 있다"며 "당사자 증언을 통해 일반재판의 불법성 여부를 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억울한 형무소 생활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라며 "70여 년 동안 연좌제로 고통을 받고 살았는데 법원에서 말할 기회가 생겼으니 모두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7월 13일 심문을 열어 김 할아버지의 진술을 직접 듣기로 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15일 오전 201호 법정에서 제주4·3희생자 10명의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첫 심리재판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재판에 참석한 생존수형인 김묘생(92), 김영숙(90), 김정추(89), 변연옥(91), 송순희 할머니(95).2020.6.15/뉴스1© News1 홍수영 기자

 이와 별도로 군사재판을 통해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받아 마포형무소에 끌려간 뒤 행방불명된 희생자 김호근 할아버지에 대한 재심 청구 절차도 진행된다.

 김 할아버지의 여동생인 김인근 할머니(82)가 참여한 이번 재심 청구는 불법 군사재판에 의해 판결문이 없고 당사자 진술 확인이 어려운 만큼 보다 면밀한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다.

 재판부는 "청구인의 적격 여부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행방불명인의 사망 여부가 증명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희생자 고(故) 장동석 할아버지에 대한 명예회복을 위한 재심 청구 절차도 시작됐다.

 2004년 별세한 고인은 1948년 전신법 위반 혐의와 살인예비혐의 등으로 기소돼 6년 뒤인 1954년 전신법 위반에 대해서는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형을 받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면소 판결을 받았다.

 변호를 맡은 신윤경 변호인은 "일부 혐의에 대해 면소 판결을 받긴 했으나 이 역시 실제 범죄 행위를 저지른 뒤 공소시효 때문에 면소를 받은 것처럼 보이고 있다"며 "이에 재심을 청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장 할아버지가 당시 상황에 직접 기록한 글을 살펴보는 동시에 도피 생활에 함께 있던 목격자의 진술을 듣고 재심 여부를 따지기로 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심문은 7월 20일 진행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