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90% 장악하는 시대"…합산규제 이어 '33% 점유율' 규제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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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90% 장악하는 시대"…합산규제 이어 '33% 점유율' 규제 폐지
  • 승인 2020.06.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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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가입자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3분의1(33.3%)을 초과하면 안된다는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규제'가 12년 만에 폐지된다. 지난 2018년6월 일몰폐지된 합산규제에 이어 유료방송 플랫폼 전체에 적용되는 33.3% 상한 규제도 사라지는 셈이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골리앗'이 아무런 규제 없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가운데 '토종' 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발목만 잡는다는 낡은 규제라는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방송 요금 상품을 출시할 때 일일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던 것도 사후 신고제로 전환한다.

 정부는 '디지털미디어생태계 발전방향'을 수립해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이같은 규제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방송시장 '최소 규제' 원칙 수립…점유율 규제부터 철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송시장에 '최소 규제' 원칙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규제 형태는 정부가 '허가'하는 부분만 합법이고 법제도에 명시돼 있지 않은 영역은 잠정적으로 '불법'인 구조를 띠고 있었다.

 정부는 이번 정책에서 '최소 규제' 원칙을 도입해 대부분 기존 법으로 규율되지 않는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산업'을 규제가 발목잡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일례로 국내 동영상 시장의 90%를 장악한 구글 유튜브나 콘텐츠스트리밍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의 경우 기존 국내 방송법이나 미디어 규제에는 전혀 포함되지 않는 새로운 미디어 영역이다.

 이같은 신규 영역에서 해외 사업자들은 법 규제의 제한을 받지 않고 국내 시장을 지배해나가는 반면, 기존 국내 방송사업자들은 각종 규제에 묶여 신규 사업 진출이나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최고 규제 원칙은 정부의 인허가나 승인 대신 사후 규제 방식으로 대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는 기존 낡은 규제도 과감히 폐지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것이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규제'다.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규제는 방송법과 인터넷멀티미디어TV(IPTV)법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된 규제다. 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프로그램사업자(PP)들에게 채널 배정이나 프로그램 사용료 등에 있어 시장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불공적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지배적 사업자'의 출현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또 방송 사업자들이 일정 규모를 유지해 경쟁을 촉발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러나 점유율을 규제하는 것 자체가 자유 시장경쟁을 가로막는 '반시장적 규제'라는 반대가 거셌고, 소비자가 유료방송 플랫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저해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여기에 사업자별로 시장 점유율을 추가 규제하는 '합산규제'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됐다. 합산규제는 지난 2018년6월 일몰됐지만 이후에 재도입을 놓고 장시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여기에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규제 범위 밖의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국내 콘텐츠 시장을 잠식하는 현 상황에서 특정 플랫폼의 '독점'을 막기 위해 점유율 규제를 하는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세계의 주요 미디어 기업은 인수합병(M&A)과 콘텐츠 투자 확대를 통해 빠른 속도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반면, 국내 업계는 '칸막이식 규제' 환경과 글로벌 미디어와의 불공정 경쟁 여건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해 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에 정부는 최소 규제 원칙에 따라 기존 규제는 과감히 완화하고 새로운 규제 신설은 신중히 해 국내 플랫폼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IPTV 플랫폼에 적용됐던 33.3% 점유율 상한제는 전격 폐지된다.

 점유율 규제가 폐지되면 현재 '1+1' 형태로 진행되던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M&A도 보다 탄력을 받아 '1+n'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 40%에 육박하는 대형 유료방송 사업자도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대형 사업자가 나타나야 해외 미디어 공룡과도 정면승부를 벌일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정부의 규제완화 배경이다.

 ◇'온라인 영상물 등급제' 자율규제로 전환…요금 승인도 신고제로

 넷플릭스가 국내에 들어올 때 국내 제작자들이 가장 크게 우려했던 것 중의 하나가 국내 사업자들이 엄격하게 적용받고 있는 '영상물 등급제'를 해외 사업자들은 모두 비껴갈 것이라는 우려였다.

 국내 사업자들은 온라인 유통을 포함해 유료 비디오물에 대해 '영화및비디오물의진흥에관한법률'(영비법)에 따라 시장 출시 이전에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사전 등급 심의를 받아야 한다. 또 콘텐츠 방영 시간 편성도 엄격하게 규제받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의 경우 한국 상영물에 대해선 자율규제를 통해 한국의 영상물 등급제에 준하는 필터링을 거치고 있지만 법으로 규제받는 국내 사업자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국내 방송사업자들이 지키고 있는 '편성규제'도 지킬 필요가 없다. 사실상 '방송사업자' 지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같은 모순을 국내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풀어버리는 것으로 해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OTT 사업자를 통해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비디오물에 대해서는 자율등급제를 도입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허용하는 법 개정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SO와 위성방송, IPTV 사업자들이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요금 상품을 변경할 때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던 절차도 개선해 '신고제'로 전환했다. 즉 앞으로는 방송사업자가 신규 요금제 등을 출시할 때 정부에 신고만 하면 즉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어 시장 대응이 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News1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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