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2:36 (일)
“3·1운동 정신과 가치 이어 도민정부시대 실현”
상태바
“3·1운동 정신과 가치 이어 도민정부시대 실현”
  • 승인 2024.03.01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 1일, 제105주년 3·1절 기념식 거행…도민, 독립유공자 등 1,000여명 참석
조천 만세운동 재현해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헌신 기억

 1919년 3월 1일, 일제의 탄압에 맞서 싸운 애국선열들의 정신과 가치를 이어받은 제주도민들의 함성이 도 전역에 울려 퍼졌다.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이 3월 1일 오전 10시, 조천체육관에서 거행됐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국악연희단 하나아트의 식전 축하공연인 ‘빛나는 독립의 함성’ 대북 공연을 시작으로 제주 유일의 생존 애국지사인 강태선 지사의 인터뷰 영상 상영과 강태선 지사의 아들인 강대성씨가 강태선 지사의 업적을 소개했다.

 이어서 도민 참여자와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릴레이 독립선언문 낭독, 3·1절 기념영상 상영, 유공자 표창(온평리 해녀회), 기념사, 제주도립합창단의 기념공연, 3·1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기념식에는 오영훈 지사, 김경학 의장, 김광수 교육감, 강혜선 광복회 제주도지부장, 김한규 국회의원을 비롯해 도민과 광복회원, 도내 기관·단체장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오영훈 지사는 기념사를 통해 "일제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제주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와 재일제주인의 공적을 기억하며, 선열들의 항일운동과 제주 재건의 자긍심 넘치는 역사의 바탕 위에서 도민정부시대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제주에서도 맹렬하게 자유와 독립을 향한 희망의 불씨가 타올라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조천 만세운동, 제주해녀 항일운동으로 이어지며 독립투쟁의 격전지가 됐다”며, “일본으로 이주한 제주인들은 생활고에도 항일의식을 높이며 국권 회복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등 남녀노소, 신분의 차이를 넘어 평범한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온평리 해녀회에 대해 언급하며 “광복 이후 제주 재건을 위해 57개의 학교가 만들어졌는데, 가장 대표적인 학교가 성산읍 온평초등학교로 온평리 해녀회가 앞장서서 세웠다”며, “앞으로도 해방공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역할을 했던 마을세우기 운동의 역사를 다시 한번 조사하고 기록하며, 그때의 염원을 다음 세대에 전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지사는 “도민정부시대는 독립선언서에서 표방한 나라의 주인은 우리라는 인식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라며, 도민정부시대를 만들기 위한 4가지 키워드로 분권, 분산, 연결, 혁신을 제시했다.

 분권으로는 주민투표를 통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과 농정의 권한을 농민에게 돌려주는 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운영, 분산으로는 제주 어디에 살든 똑같은 도민으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15분 도시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결로는 선조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하면서 돈을 벌어 재건운동의 중심을 세웠듯이 이웃도시들과 교류하며 한 단계 더 수준 높은 삶을 살도록 하는 아세안 플러스 알파 정책을 추진하며, 유례없는 독립운동과 같은 혁신을 통해 새롭게 제주를 번영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념식에 앞서 1919년에 일어난 제주의 대표 항일운동인 조천 만세운동을 재현한 조천만세대행진과 재현행사가 마련됐다.

 도민과 독립유공자 및 유족, 오영훈 지사를 비롯한 기관·단체장들은 도포와 태극머리띠, 수기를 착용하고 신촌초등학교에서 조천만세동산까지 행진하며 조천만세운동에 참여한 선열들의 기개와 의지를 기렸다.

 조천만세동산에서는 일제에 끝까지 저항하며 목숨을 바쳐 싸운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후손들이 기억하도록 조천만세운동을 오늘의 모습으로 재현했다.

 재현행사에 참여한 오영훈 지사는 “105년 전 그날의 함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도민들이 조천만세대행진에 참여해 조천만세운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도정 차원에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전했다.

 재현행사 이후 창열사 애국선열추모탑에 참배하며 애국선열과 독립유공자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이외에도 기념식 현장에는 국가로부터 서훈을 받은 제주출신 독립운동가 중 2024년 제주출신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12인(1월 김진현, 2월 이원영, 3월 고연홍, 4월 김굉가, 5월 조창국, 6월 강봉근, 7월 김백능, 8월 강태선, 9월 김한정, 10월 지갑생, 11월 허창두, 12월 김두성)의 업적을 기념하는 전시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 홍보부스가 마련됐다.

 한편 이번 기념식은 현장 행사에 참석하기 어려운 도민들을 위해 제주도청 유튜브 ‘빛나는 제주TV’에서 생중계됐으며, 재시청도 할 수 있다.

 

 〔오영훈 지사 105주년 3·1절 기념식 기념사 전문〕

사랑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오늘은 105주년 3·1절입니다.

먼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고귀한 삶을 희생하신

선열들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설 명절 때 제주의 유일한 생존 독립운동가이신

강태선 애국지사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아직도 그날의 독립운동의 과정 하나하나를

생생히 기억하시고

또 대한민국의 번영과 통일을 염원하시는 그 모습 속에서

애국심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늘 건강하셔서 우리 후손들에게 더 큰 가르침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독립 정신을 기리고,

세상에 널리 알려오신

제주특별자치도 광복회 강혜선 회장님을 비롯한

후손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3·1운동은 우리 민족의 자긍심이자

대한민국의 정신적 근간입니다.

105년 전 오늘,

서른세 분의 민족 대표들은

'기미독립선언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독립국이며,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온 세계에 천명했습니다.

겨레의 오천 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군주제에서 벗어나

공화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던 것입니다.

중국과 일본, 미국, 러시아에 흩어져 활동하던

애국지사들은 3·1운동에서 독립의 희망을 찾았고,

한 달 뒤, 중국 상해에서

임시헌장을 제정하고 최초의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게 되었습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

자유롭고 정의로운

지금의 대한민국이 시작됐습니다.

평범한 한 사람, 한 사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신분의 차이를 넘어 모든 사람의 간절한 염원이 모여

세상을 바꾸기 시작한 것입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3·1운동 이후

일제의 총·칼이 숨통을 조여왔지만,

선열들의 독립과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제주에서도 그 어떤 지역보다 더 맹렬하게

자유와 독립을 향한 희망의 불씨가

타올랐습니다.

기미년 3·1운동보다 5개월 앞선 1918년 10월,

제주도민과 승려 등 700여 명이

서귀포 법정사에서부터 항일 무장 운동을 펼쳤습니다.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으로 불붙은

민족정신과 독립 의지는

1919년 조천 만세운동과

1932년 제주 해녀 항일운동으로 이어져

제주를 독립투쟁의 격전지로 만들었습니다.

제주 출신 선열들은

섬 밖에서도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며

독립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1923년, 제주와 오사카를 잇는

정기 여객선이 취항하면서

매년 수만 명의 제주인들이 일본을 오갔습니다.

일본에 터를 잡은 제주인들은

당시 전체 제주 인구의 25%에 이르는

최대 5만 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제주의 선열들은

일제의 탄압을 피해 이주한 일본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유학생을 중심으로 항일의식을 높이며,

국권 회복의 기회를 만들어 냈습니다.

일본에서 유학하던

송산(松山) 김명식 열사(1891-1943)는 스무 살 때

재일 조선인 유학생 학우회 결성에 참여하며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항거했습니다.

“실력을 쌓아 조국을 생각하는 인재가 되자”며

유학생들의 민족의식을 일깨웠고,

고국으로 돌아와서도

언론인과 노동운동 활동가로서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사셨습니다.

목우(木牛) 김문준 열사(1893-1936)는

1927년 7월, 일본으로 건너가

재일본 조선 노동 총동맹 산하의

오사카 조선노동조합 임원으로 활동하며

일제와 맹렬하게 싸웠습니다.

죽암(竹岩) 고순흠 열사(1983-1977) 역시,

제주와 일본에서

노동운동과 사회 계몽운동에 참여하며

역동적인 항일운동을 펼쳤습니다.

김문준 열사와 고순흠 열사는

‘우리는 우리의 배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주인들의 자금을 모아 제주와 오사카를 잇는

여객선을 만드는

제주 자주운항운동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재일제주인의 뜨거운 애향심은

조국의 독립은 물론

광복 이후 제주 재건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지난 8.15 경축사에서 말씀드렸듯이

학교를 세우는 일에 세계 어느 역사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을 우리는 만들어냈습니다.

무려 해방공간에서 57개의 학교가 만들어졌고,

그 대표적인 학교가 바로 성산읍에 있는

온평초등학교였습니다.

그 온평초등학교를 세우는 데 가장 앞장섰던 것이

바로 온평해녀회였습니다.

오늘 수상하신 온평해녀회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과 더불어 앞으로도

해방공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역할을 했던 마을 세우기 운동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조사하고 기록하며,

그 분들의 염원을

다음 세대에 전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탄압에 굴하지 않는 용기,

역경을 이겨내는 의지,

절망 속에서도 피어난 희망.

선열들의 굳은 기상과

3·1운동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기리며

번영의 제주,

더 빛나는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제주도정은 3.1절 105주년을 맞으며

제주를 도민정부시대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도민정부시대는 3.1절 독립선언서에서 표방했던 대로

나라의 주인은 우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우리 스스로 나라를 운영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나가겠다는 것을 반영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저는 도민정부시대를 위해 4가지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첫 번째는 분권입니다.

권력이 군주제에서 공화제로 갔다는 것은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도정의 권력도 도지사에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도민에게 고루 권리가 가도록, 권한이 가도록

행사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새로운 기초지자체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겠습니다.

올해 주민투표 실시를 통해서

법인격을 갖춘 새로운 제주형 기초자치단체가

도입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농정의 권한을 농민들에게 돌려주는

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할 것입니다.

농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도민이 도정 운영의 주체로 서 나가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분산입니다.

우리는 어디에 살든, 서울에 살든, 제주에 살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려야 될 권리가 있습니다.

당연히 제주도 내에서도 노형동에 살든, 추자도에 살든,

대정읍에 살든, 표선면에 살든

똑같은 도민으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각종 행정서비스와 의료서비스, 문화서비스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15분 도시를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연결입니다.

제주만 고립된 섬에서 갇혀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공부하고 일하며

독립운동을 하고 또 돈을 벌어서

우리의 재건 운동의 중심을 세웠듯이

제주도 다른 세계와 교류하며

이웃나라들과 이웃도시들과 교류하며

한 단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아세안 플러스 알파 정책은

제주도의 연결을 세계로 뻗어나가게 할 것입니다.

네 번째는 혁신입니다.

독립운동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다양한 방면에서 혁신적인 방식으로

독립운동을 해왔습니다.

어느 누구도 앞장서지 못했을 때

무장 투쟁의 깃발을 가장 먼저 올렸던 곳은

제주입니다.

그리고 만세운동에 이어 해녀항일운동이라는

세계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항일운동을 해냈던

혁신의 사례를 갖고 있습니다.

온평초등학교를 세웠던 힘, 역시 혁신적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혁신을 통해서 새롭게 제주를 번영시키고,

그리고 통일된 조국을 위한 그날의 함성을

실현시키기 위해

제주가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선열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번영을 제주특별자치도가

선도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